웹디자인과 퍼블리싱 일을 오래 해왔다. 간단한 JavaScript나 PHP를 수정하는 일도 있었지만, 필요한 기능을 전부 혼자 개발하는 사람은 아니다. 워드프레스 작업에 AI를 쓰기 시작한 것도 그 사이를 도움받고 싶어서였다.
화면만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테마 구조와 관리자 기능까지 함께 작업해봤다. 메뉴와 연락처를 수정하는 화면, 페이지를 출력하는 구조, 팝업 같은 기능을 구체적으로 요청할 수 있었다.
코드 초안이 생기니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었다
막연하게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던 부분도 파일 형태로 받으면 확인할 대상이 생겼다. 어느 파일을 올리고, 관리자에서 무엇을 설정한 뒤, 실제 화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순서대로 볼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화면이나 동작을 설명하고 구현 방법을 제안받을 수 있다는 점은 편했다. 이미 디자인과 퍼블리싱을 해온 사람이라면, 결과가 의도한 모습인지 판단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다만 파일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다음 작업으로 넘어갈 수는 없었다. 서버에 반영한 뒤 안 보이는 부분이 있거나, 수정 전과 달라진 곳이 없는지 다시 확인해야 했다.
한 번에 맡기고 끝나지는 않았다
작업 덩어리로 맡기고 결과를 받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수정 요청이 여러 번 이어졌다. 여백이나 정렬이 어색한 부분도 있었고, 모바일에서 다시 봐야 할 부분도 있었다. 추가한 스크립트가 과해서 이전 버전으로 되돌린 적도 있었다.
문제는 코드가 작동하는지만으로는 판단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기능이 있어도 화면이 답답할 수 있고, 디자인이 괜찮아도 버튼을 누르기 불편할 수 있다. 그 기준은 계속 내가 잡아줘야 했다.
AI가 완료했다고 말하는 것과 내가 실제 화면에서 완료를 확인하는 것은 구분하게 됐다. 수정한 파일을 받으면 적용 결과를 보고, 누락이 있으면 다시 짚어주는 과정이 필요했다.
요청도 점점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다듬어달라고 말하기 쉬웠다. 하지만 그런 요청은 내가 생각한 수정 범위와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컸다. 어떤 섹션에서 무엇이 어색한지 캡처와 함께 설명하는 쪽으로 요청이 바뀌었다.
예를 들면 전체 폭과 글자를 키우는 일, 문의 영역의 높이와 정렬을 맞추는 일, 카드 전체에 링크를 거는 일은 각각 확인할 결과가 있다. 수정 후 무엇을 봐야 하는지도 분명해진다.
반대로 여러 방향의 디자인 수정을 한꺼번에 넣으면 무엇 때문에 좋아졌고 나빠졌는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화면에 영향을 많이 주는 변경은 나눠서 확인하는 편이 낫겠다고 느꼈다.
내가 맡는 부분은 여전히 있었다
AI를 사용하면서 직접 코드를 작성하는 부담은 줄일 수 있었다. 대신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 설명하고, 실제 사이트에 맞는지 판단하고, 수정본을 검수하는 일이 남았다.
웹디자인 경험도 그 과정에서 쓰였다. 글의 위계가 맞는지, 이미지가 필요한 자리에 있는지, 모바일에서 읽히는지 보는 일은 코드를 받았다고 저절로 해결되지 않았다.
지금의 경험으로는 AI가 있으니 모든 일을 혼자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전에는 손대기 망설였던 기능을 구체적인 결과물로 받아보고, 내 작업 범위를 넓혀볼 수 있었다. 그만큼 확인해야 할 범위도 같이 넓어졌다.